NOTICE

건강식품 패키지…디자인이 예쁜 약

2023-05-19

제품의 첫인상은 구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건강을 위해 먹는 약도 마찬가지다. 예뻐야 한다. 그게 트렌드다.










호감도가 높은 디자인은 제품의 성능에 대한 신뢰를 더한다. 완성도가 높은 패키지는 정성껏 제품을 만들었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얻을 수밖에 없다. 최근 ‘건강식품’ 중 그걸 온몸으로 증명하는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실 건강식품이나 제약 분야는 디자인에 있어 불모지나 다름 없었다. 세련된 겉모습보다는 기능적인 어필이 우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제품의 기능을 감각적으로 표현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심지어 그 세련된 패키지 때문에 문구나 음료처럼 SNS에 공유되는 일도 빈번하다. 건강을 위한 제품은 그 무엇보다 활기차고 에너지 넘치는 디자인이 어울리는 분야다. 제품을 복용함으로써 ‘에너지’를 얻는다는 면에서 볼 때, 그 어느 분야보다도 패키지의 긍정적인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를 깨닫고 디자인적으로 어필하는 센스 넘치는 제품들이 있다. 특히 닥터메이트와 비터배터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국민 건강식품’이라 칭할 만한 홍삼. 이는 어르신 전유물이라 여겨져 왔다. 동시에 ‘붉은색’ 패키지로 각인돼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30년 전통의 홍삼가 건보의 신규 브랜드인 비터배터의 패키지는 젊다. 정형화된 건강식품군에서 찾아보기 힘든 뉴트로 감성의 외모를 갖췄다. 브랜드 로고와 패키지는 스튜디오 FRGL의 작품이다. 통통한 한글 서체와 고라니를 캐릭터화해 복고적이면서도 친근한 분위기가 강하다. 게다가 ‘내몸애내숨애’, ‘일일일삼’ 같은 유머러스한 제품명으로 소비자의 기분을 업시킨다. 기존의 홍삼 브랜드가 어르신을 위한 것이라면 비터배터는 MZ세대를 위한 전유물로 보일 정도다. 생각해 보면 홍삼은 아이부터 수험생까지 대한민국 국민 누구라도 면역력 강화를 위해 섭취하는 제품 아닌가. 제품을 주문해서 박스를 열었을 때, 기분이 단박에 좋아지는 ‘밝은 에너지’는 건강식품의 기본 태도라는 걸 깨닫게 하는 디자인의 예다. 또 식이섬유, 프리바이오틱스 같은 일상적인 건강식품 중 눈에 띄는 디자인이 있다. 바로 닥터메이트다. 일단 제품이 담긴 흰 플라스틱 통이 기존의 약병과는 사뭇 다르다. 직관적이면서도 세련된 서체에 블랙 앤 화이트의 간명한 조화로 마치 인테리어 소품을 보는 것 같다. 책상이나 선반에 약통을 놓아두면 괜시리 흐뭇해지기까지. 특별히 주목해서 봐야 할 것은 제품명과 제품명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방식이다. 식물성 식유섬유인 더더탱글(THE THE TANGLE), 효소 식품인 마이 애플로지(MY APPLEOGIE), 눈에 좋은 루테인인 아이캔씨(EYE CAN SEE) 등 직관적이면서도 위트 있는 네이밍을 중심으로 간명하게 디자인된 로고가 파워풀하다. 장식적이고 화려하지 않아서 오히려 더 강렬한 느낌이다.

 건강을 위한 제품이라면 디자인 자체에서 좋은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 맥락에서 건강식품 디자인의 재기발랄한 시도는 더더욱 활발해질 것이고 그 경쟁 또한 치열할 것이다. 그걸 즐기고 취향에 맞는 걸 선택하는 건, 물론 소비자의 몫이다. 

[글 한희(문화평론가) 사진 비터배터, 닥터메이트]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80호 (21.05.25) 기사입니다]